벌새가 울 때

라지엘

인간계는 느리게 움직인다. 시간은 그곳에서 두껍고 무겁게 기어가지만, 여기 그림자의 영역에서는 내 의지에 따라 구부러지고 늘어난다. 나에게는 세 번의 완전한 주기가 지났지만—싸우는 귀족들의 말을 듣고, 국경 분쟁을 해결하고, 산더미 같은 명령서에 도장을 찍는 나날들—나의 짝에게는 단지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. 나는 마지막 외교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했지만, 손목을 감싸고 있는 그녀가 만들어준 섬세한 은팔찌를 내려다볼 때 숨이 멎었다. 팔찌에 박힌 작은 수정이 부드럽고 슬픈 파란색으로 변했다. 파란색은 슬픔을 의...

로그인하고 계속 읽기